하하. 탈락했다.
솔직히 기대도 많이했고, 요즘들어 백수를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던 바라,
서류는 제발제발제발 통과했으면 좋겠다! 라고 수도 없이 생각했다. 하하하.
하지만 이걸 어쩌나, 안타깝게 되어버렸구만.
뭐 불합격 통지가 이번 한 번도 아니고, 수도 없이 많이 봐왔기에 이젠 그러려니 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넘긴 다는 것이 결코 채념, 포기 등의 의미는 아니고,
그냥 '저런 떨어졌구만'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뭐 좀 떨어질 수도 있지, 떨어졌다고 거기서 끝나나?
칠전팔기 와신상담의 정신이 없다면 그것은 대장부라 할 수 없다.
물론 악으로 깡으로 존버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나는 왜 떨어졌을지 생각해보는, 즉 복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복기의 과정은 악상을 당한 부모가 자식의 부검 과정을 지켜보는 심정-물론 실제로 그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이 아닐까 싶다.
내가 정성들여 키워놓은 포트폴리오와 자소서가 이유도 모르고 비명횡사를 당해버리니, 그 이유를 내가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합격한 사람들의 스펙, 그리고 다른 떨어진 사람들의 스펙, 그리고 내가 가진 자원들을 비교해보며 무엇이 가장 큰 차이였는지를 찾아본다.
아마 산업군에 대한 이해, 관심 등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기사 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던 것도, 산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서비스기획이하는 직무에 대한 관심으로 지원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썩 높았던 것도 아니었고,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던 것이니,
이만하면 그만 알아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채용공고들을 보며,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다시 생각해본다.
가고싶은 분야는 서비스 기획, 혹은 데이터 분석가 파트이다.
최근 채용 시장에서, 두 분야 모두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을 요구한다.
데이터 분석가 직군은 뭐 말할 것도 없다.
예전에 들은 말 중에, 기억나는 것이 있다.
기업에서 사람 뽑고나서 후회하는 순간은,
'능력있는 사람을 채용하지 못한 것이 아닌 능력없는 사람을 뽑은 순간이다.'
나는, 기업에서 뽑으면 최소한 후회는 시키지 않을 사람인가?
열정만큼은 그렇다. 내가 원하는 직무라면, 어딜 가서 무엇을 해도 시키는 것은 모두 잘 배울 자신이 있다.
마음가짐은 그러한데, 실제 실력도 그러한가? 그건 좀.
그렇다면 그러한 실력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더 공부해야하나?
확실하게 느낀다. 머신러닝, 딥러닝 모델에 대한 공부다.
지금 수준에서 딥러닝에 대하여 더 심화하여 공부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머신러닝에 대해서는 가능하다고 본다.
최소한 모델을 만들기 전에, 데이터를 어떻게 전처리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잘 파악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범주형 변수는 ordinal encoder, 명목변수는 onehot encoding, feature 간 단위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연속형변수가 정규분포를 따를 때에는 standardscaler, 그렇지 않을때에는 minmaxscaler 등등....' 이러한 내용을 기계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뿐이다.
데이터 feature 간 상관 관계가 있는지, 연관성이 있는지, 다중공선성이 있는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하면 이에 대한 p값은 어떠한지 등등
보다 깊숙한 내용을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니까, 통계를 공부해야겠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사회조사분석사 2급, ADsP를 따며 공부하긴 했지만, 이젠 거의 기억이 안나서... 뭐 다시 공부하면 또 기억나겠지.
靑山面面立
漢江悠悠下
峨洋山水間
誰是知音者
내 머나먼 할아버지가, 그러니까 내 16대조가 13세에 한강에서 지어올렸다는 시다.
푸른산이 들어서있고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이 가운데에 내 뜻을 알아줄 이 어디에 있냐는 것인데,
나 또한 생각한다. 내 뜻을 알아줄 기업은 어디에 있는가...
나의 근심은 기업들이 아직 내 뜻을 몰라주는 것이 아닌,
내가 기업들에 내 뜻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부디 내 자소서가 기업들과 원만한 합의를 보는 날이 조속히 찾아오길 바란다.
동양 고서에는 좋은 말이 참 많다.
말 잘못하면 목이 날라가고 삼대가 멸족되는 시대여서 그런가, 특히 수신과 양명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채근담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할 수 있으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포기해서는 안된다.
맹자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어떤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의 근골을 힘들게 하며, 그의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의 몸을 곤궁하게 하며,
어떤 일을 행함에 그가 하는 바를 뜻대로 되지 않게 어지럽힌다.
이것은 그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을성있게 해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낼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오늘도, 이 글귀들을 심심한 위로이자 용기삼아
내일을 계획하고 미래를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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