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역사 속의 나 3

가족사에서 찾는 역사와 개인의 삶

한창 취직 준비를 하던 시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잘 먹고 잘 살아보는게 참 쉽지가 않은데, 옛날 할아버지들은 어떻게 사셨을까" 비록 구전으로나 기록으로나 그 삶에 지혜에 대한 전승이 직접 전해지는 것은 없지만, 그 간의 내 배움을 통해 당신들의 삶을 조망해본다면 그 방법은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증조할아버지~할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집안에서 내려오는 구전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몇 있었다. 하지만 더 고조부~30대조까지의 일생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집에 보관중인 평양조씨 대동보, 용문집을 참조해야 했다. 그 외에,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및 승정원일기, 20세기 초반 신문 자료 등을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에의 인명 검색을 통해 찾아본 것이 많이 있다. 찾아본 결과, 알게 ..

중랑천, 그리고 나

때는 여말선초기의 1300년대로 올라간다. 세종 집권기에 정2품 집현전 대제학까지 지낸 변계량이라는 문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변중량이라는 스물 네 살 터울의 형이 있었다. 하지만 변중량은 정도전의 측근이었으므로, 무인정사때에 그만 훗날 태종으로 즉위하게 될 이방원의 일파에 의해 살해되었다. 변계량은 몰래 그의 형의 시신을 수습하여, 어느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집안 선산이 있는 곳에 변중량을 장사지내었다. 그리고 그 형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던 것인지, 장사지내러 갈 적에 지나갔던 그 나루터의 이름을 중량포라 명명하여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이 중량포라는 명칭은 세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 나루터가 있던 강은 중량천, 이후 중랑천이 되었으며, 그 나루터 위에 생긴 다리는 중량교, 혹은..

6.25 전쟁 이야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를 뽑으라고 하면 박하사탕을 뽑을 수 있는데, 특히 그 영화에서 이 대사를 정말 좋아한다.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냥 오게됐어요.. 만나려고 온게 아니예요 그냥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그여자가 사는 곳이니까 그여자가 걷는길을 나도 걷고싶고 또 그여자가 보는 바다를 보고싶고 근데 이렇게 비가와서 어떡해요? 괜찮아요 지금 나랑 그여자랑 같은 비를 맞고있는 거니까 내가보고있는 비를 그여자도 지금 보고있으니까요 이 대사를 곱씹어보면 다 죽어가는 멜로 감성이 -박하사탕은 로맨스 영화는 아니긴 하지만- 다시 생겨나기도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지나쳐가는 어떤 장소에서 누군가는 나와는 다른 경험을 했을 것이고, 특정한 날짜, 시간, 그러니까 태양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