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사 생활

입사 후 한 달

내일의승기 2022. 8. 27. 19:40

저 건물 중에서 나 살 집 딱 한 세대만 주면 안되냐고 아ㅋㅋ

 

입사 후 한 달이 지났다.

 

대부분의 시간은 교육, 적응, 회의 등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약간의 업무를 맡아 진행한 부분이 있었다.

 

진행한 과업

신입 동기들과 함께 사내 데이터 처리를 위한 새로운 테이블을 구축했다.

이 미니 워크를 진행하며, 오래전에 배운 것을 떠올리며 복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2019년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들으며 실습용 쿼리문들을 짜봤는데,

그때는 그렇게 재미없던 것이 오늘 날에는 어떠한 이유로 재밌게 느껴진 것이었을까?

 

단순히 '주어진 과업'을 한다는 생각 보다는,

내 아이디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고, 이것이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혹은, 마치 레고 블럭을 이렇게 저렇게 쌓아 올리며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었던 어렸을 적의 동심이 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난관

1. 육체적 피로

지난 한 주는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마땅히 한 것도 없었고, 힘들 일도 힘든 사람도 어려운 일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냥 힘들었다. 그 이유를 스스로 정리해보았다.

 

  • 제 풀에 지쳐버렸다.

회사에서는 신입에게 바라는 것이 많지 않다. 그냥 시키는 것만 잘하면 되는데,

뭔가 혼자 잘해보겠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들에 신경쓰다가 지쳐을지도?

  • 부스터 과다 복용으로 인한 신경계의 피로

상기한 이유보다도, 이것이 더 치명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매일 아침 6시마다 고농축 카페인을 마시고 녹초가 되도록 운동을 하다가 출근을 했으니,

중추신경계의 피로는 물론 육체적인 피로까지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있었음은 자명하다.

 

아침 운동은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는 없다.

아침에 운동을 하더라도 카페인은 적당히 먹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산소좀 해야겠다.

 

2. 소통

소통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소통을 잘 하는 방법이 어려운 것이다.

테이블의 스키마를 정의하면서, 팀원들과 많은 소통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의견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그 무엇도 정답이 정해진게 없고, 그저 좋은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서로 의견을 내는 것은, '너의 의견은 틀렸습니다.'가 아닌,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하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나는 속편한 사람이라, 편한대로 내 의견을 피력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꺼이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기분을 해치지 않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발언에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만약 내가 타인의 의견 제시에 -그리고 그것이 내 의견과 상충할 때에- 기분이 안좋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내 생각이 틀렸다니?" 다행히 이것은 해결하기 쉬운 문제다.

내가 부족한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천둥벌거숭이같은 신입일 뿐이다. 그냥 그런 신입인 것은 아니고, 스펀지마냥 흡수력이 좋은 신입 개발자다.

내가 틀렸으면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또 배워가면 된다.

그리고, 그 틀렸으면 받아들이고 개선하자는 생각은 10년차, 20년차, 30년차가 되어도 가져가야 할 것이다.

 

그 외의 소회

1.

아버지께서는 80~90년대에 전산을 하셨다.

당시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어셈블리, 코볼 등이 주로 쓰였다고 한다.

80년대에는 지금과 같이 개인 컴퓨터의 개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손으로 직접 써보고, 그것을 가지고 전산실에 가서 테스트를 해보고, 그랬다고 한다.

 

더군다나 80년대에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없었다고 한다. 즉 SQL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데이터베이스 관리 체계가 없었으면, 데이터는 뭘 가지고 썼을까?

sam파일이라는 것을 썼다고 한다. 그러다가 isam이라는게 나와서 그것을 썼다고 하셨다..

지금의 SQL에 있는 인덱스 개념이 없었다고 했던가...

 

그러다가, 90년대 초반 국내에 RDBMS를 들여온 한 업체의 대표로부터 처음 SQL을 배웠다고 한다.

당시에 RDBMS이란 정말 혁신적인 기술이었다고 전한다.

 

아무튼 그때 그러하였던 것을, 지금의 내가 이렇게 하고 있다니

그러한 사실 만으로도 나름의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2.

언젠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다는, 혹은 CTO, CDO 등의 직책으로서 스타트업의 창립 멤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기업의 임원, 기술이사 등을 맡았던 20~30년차의 베테랑들도 모여서 각자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창업이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비단 개발, 데이터 처리를 위한 기술 뿐만이 아닌

기업 내부의 소통 방식, 프로세스 개선 방식 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배우고 있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분투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3.

갓생사는 기분을 내고 있다.

5시 기상, 6시 운동, 유데미 인강보며 출근하기, 열심히 일하기, 퇴근길에는 자전거타고 퇴근하기, 집에와서는 독서/공부하다 취침

이게 뭐라고 되게 뿌듯하고 재미가 있긴 한데, 아직 크게 실속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눈 떠 있는 시간 동안 더 열심히 살자.

 

끝으로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잘 되었으면 한다.

되도록이면 회사가 그 비전을 실현시키는 순간에 내가 함께 하고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때에 되돌아보았을때, 나의 분명한 기여가 있고, 그에 따른 좋은 대우를 받고 있기를 바란다.

 

그때의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로 인정받고, 다른 회사들에서 스카웃하고 싶어하는 인재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 상상을 현실화시키고자 노력하겠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부할게 참 많다.

 

 

'일상 > 회사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년이 다 되어가는 회사생활  (0) 2023.06.17
사회복지학과 출신 개발자  (2) 2022.10.03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한 조언  (0) 2022.08.21
입사 후 첫 일주일  (0)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