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이것을 왜 지금에서야 했을까"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내가 어떠한 행위를 하면서 진작 하지 않았음을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그 순간에 그만큼 그것을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더 이른 시기에 그것을 접하고 하게 되었더라면,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애초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내가 채근담을 읽으며 경험한 바와도 비슷하다.
이 좋은 책을 진작이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읽지 않았던 것일까?
물론 진작에 알고야는 있었지만, 딱히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되려 그 당시에 읽었더라면, '아, 뭐 좋은 말이기는 하구나.' 정도로 끝났을 것인데,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서야 보게 되니,
비로소 그 말 뜻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제서야 읽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그만큼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받아들인다기보다는, 확인하면 될 것이다.
그간 보고 듣고 느끼며 생각했던 것들에 대하여,
최소한 내가 그릇된 길로 오도된 것은 아님을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구절구절 대목대목마다, 감탄하며 읽은 곳이 적지 않다.
마음 속에 둥둥 떠다니는 구름마냥 있던 생각을,
명확히 활자로 재정의할 수 있었다...랄까??
기존에 알기론, 채근담이란 뿌리채 소화시켜야할 만큼 좋은 이야기다, 정도로 알고 있었다.
저자가 직접 채근담에 대한 의미를 밝힌 적은 없다고는 하지만,
채근이라는 말 자체는 소학에
'사람이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으로 나와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의미보다는 전자의 의미가 좀 더 멋진 것 같다.
채근담은 맹자와 함께 읽는다면 그 궁합이 매우 잘 맞을 것이다.
채근담을 읽으며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배우고,
맹자를 읽으며 그러면서도 목표는 큰 곳에서 찾으라는
대장부다운 기상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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