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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출신 개발자

얼마 전, 퇴근 후 친구와 산책을 하던 중에 있던 일이다. 친구가 말하길, "사람 사는 일이 진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더라. 나도 내가 부동산 분야에서 일하게 될 줄 몰랐어. 그런데 승기 넌 더 그렇지 않냐? 아무리 빅데이터를 복수전공하긴 했다지만, 사회복지학과로 들어갔다가 개발 일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냐." 이어 첨언하기를, "개발 일을 하면서 사회복지학과에서 배웠던게 좀 쓰이는게 있어?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그래도 있지 않아?" 사실, 나는 이 말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뭐랄까, 나도 한 번 쯤은 생각해보았던 질문이다. 사회복지학도라는 것이, 내가 개발 일을 함에 있어 어떤 차별점을 주었을까? 사실 차별점, 혹은 도움이라기 보다 스스로 이 사회복지학과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싶은 멍에 ..

가족사에서 찾는 역사와 개인의 삶

한창 취직 준비를 하던 시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잘 먹고 잘 살아보는게 참 쉽지가 않은데, 옛날 할아버지들은 어떻게 사셨을까" 비록 구전으로나 기록으로나 그 삶에 지혜에 대한 전승이 직접 전해지는 것은 없지만, 그 간의 내 배움을 통해 당신들의 삶을 조망해본다면 그 방법은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증조할아버지~할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집안에서 내려오는 구전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몇 있었다. 하지만 더 고조부~30대조까지의 일생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집에 보관중인 평양조씨 대동보, 용문집을 참조해야 했다. 그 외에,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및 승정원일기, 20세기 초반 신문 자료 등을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에의 인명 검색을 통해 찾아본 것이 많이 있다. 찾아본 결과, 알게 ..

중랑천, 그리고 나

때는 여말선초기의 1300년대로 올라간다. 세종 집권기에 정2품 집현전 대제학까지 지낸 변계량이라는 문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변중량이라는 스물 네 살 터울의 형이 있었다. 하지만 변중량은 정도전의 측근이었으므로, 무인정사때에 그만 훗날 태종으로 즉위하게 될 이방원의 일파에 의해 살해되었다. 변계량은 몰래 그의 형의 시신을 수습하여, 어느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집안 선산이 있는 곳에 변중량을 장사지내었다. 그리고 그 형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던 것인지, 장사지내러 갈 적에 지나갔던 그 나루터의 이름을 중량포라 명명하여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이 중량포라는 명칭은 세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 나루터가 있던 강은 중량천, 이후 중랑천이 되었으며, 그 나루터 위에 생긴 다리는 중량교, 혹은..

입사 후 한 달

입사 후 한 달이 지났다. 대부분의 시간은 교육, 적응, 회의 등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약간의 업무를 맡아 진행한 부분이 있었다. 진행한 과업 신입 동기들과 함께 사내 데이터 처리를 위한 새로운 테이블을 구축했다. 이 미니 워크를 진행하며, 오래전에 배운 것을 떠올리며 복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2019년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들으며 실습용 쿼리문들을 짜봤는데, 그때는 그렇게 재미없던 것이 오늘 날에는 어떠한 이유로 재밌게 느껴진 것이었을까? 단순히 '주어진 과업'을 한다는 생각 보다는, 내 아이디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고, 이것이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혹은, 마치 레고 블럭을 이렇게 저렇게 쌓아 올리며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었던 어렸을 적의 동심이 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한 조언

큰아버지댁에 다녀왔다. 이번에 취직한 회사의 위치를 물으셨다. 뚝섬역, 살곶이다리 앞쪽이라 말씀드렸다. 이에 큰아버지께서는 중고등학생 시절, 성수동1가에서 지냈던 2~3년을 회상하셨다. 당시 한 외가 친척분께서 성수동1가 기와집에서 살았다고 하셨다. 1950년대면 할아버지께서는 피난 이후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셨던 때였던 관계로 큰아버지께서는 그 외가 친척 집에 거처를 두고 보성중고로 통학했다고 하셨다. 중고등학생이실 적이면 1950년대 후반 1960년대 초반 즈음이다. 당시의 살곶이다리는 중간이 뚝 끊겨 있었다고 한다. 근처에는 연못이 있어 사람들이 낚시를 하러 왔다고 하며, 서울숲 부지에는 경마장이 있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도저히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셨다. 용돈을 아끼고 모으기 위해, 버스를 타..

퇴근길의 감상

요즘 UI/UX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내가 이 분야를 공부하여 직종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고, 단순한 호기심에 가깝다. 그냥 남이 해놓은 것을 보는 것이, 그리고 그렇게 한 이유를 생각하는게 좋더라는 것이다. 계기는 이렇다. 회사 사무실 내 옆자리에는 UI/UX팀 팀장님이 앉아계신다. 옆자리다 보니, 가끔 옆자리를 힐끗보게 된다. 그러면 화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우리 회사 어플리케이션의 인터페이스가 보인다. 더불어 가끔은 UI/UX 팀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하는데, 그 중에는 새로 출시할 회사 서비스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사실 내가 UI/UX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아무리 엿보거나 엿들어봐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없다. 다만, 자주 접하다보니 그만큼 그 분야에 대한 관심 정도가 ..

일상/일기 2022.08.11

입사 후 첫 일주일

멀티캠퍼스 K-Digital 데이터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수료 후 첫 주. 재수가 좋았던 나는 과정 막바지에 취업이 확정된 덕에 국비교육 수료 후 공백기 없이 바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스타트업 기업의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내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간의 내 경험 및 기술 스택은 엔지니어링과 큰 관련이 없다. 학부 시절 내 전공은 빅데이터분석학과였다. 엔지니어링보다는 데이터 분석 혹은 데이터 사이언스에 어울린다. 이후의 멀티캠퍼스 K-Digital 과정에서도 나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반 과정을 이수했다. 그럼에도, 데이터 분석가 및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아닌 데이터 엔지니어로 취직한 이유는 다음 몇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현실적인 한계, 그리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것, 마지막..

멀티캠퍼스 데이터 사이언스/엔지니어링 다섯 달, 그 끝

술먹고 집에 들어와서, 앞으로 뭐먹고 살지 고민하다가 고민하던 중 우연히 유투부 홍보를 보고 등록을 한 것이 5~6개월 전이었다. 이 과정 간에 내가 거둔 가시적인 성과는 다음과 같다. 최우수 훈련생 1회, 프로젝트 우수상 1회, 최종 프로젝트 최우수상, 그리고 과정 중 취업까지. 이 정도면 스스로도 썩 나쁘지 않은 훈련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국비에 대한 소문과 편견을 잘 알고 있었고, 나 또한 그 편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되려 그 편견에 휩쓸려 부화뇌동하기보단 그냥 내가 여기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했다. 나아가, 현업에서 남들 발끝만치라도 쫓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기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욕심이 나를 나쁘지 않은 결과로 인도한 것 같았다. 지난 5개월..

멀티캠퍼스 데이터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최종 프로젝트

지난 7월 29일까지, 약 6주에 걸쳐 삼성 멀티캠퍼스 K-Digital 멀티캠퍼스 데이터 사이언스/엔지니어링 과정의 최종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의 주제는 '중고 물품(핸드폰) 판매 등록 가격 예측 서비스'로, 궁극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통해 글 제목과 글 내용 텍스트를 통한 가격 예측 서비스 제공을 구현하고자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크게 네 가지가 있었다. 프로젝트 리더이자 데이터 사이언스 파트, 텍스트 분석을 통한 가격 예측 모델링, 데이터 전처리 자동화 스크립트 구현, 마지막으로 장고 웹서비스 백엔드 개발을 담당하였다. 프로젝트의 결과는? 6개 조 중 1등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1. 워크 플로우차트 데이터 수집까지 최종적으로 모델 학습 및 생성까지, 이 모든 과정이..

지난 한 달 간

지난 한달간, 블로그 관리를 소홀히 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핑계가 있다. 삼성 멀티캠퍼스 K-Digital 국비교육 과정 최종 프로젝트 진행, 오픽 시험, 그리고 한 스타트업 회사로부터의 면접 오퍼 등의 이벤트가, 불과 지난 한 달 동안 일어났다. 썩 괜찮은 결과를 거두었다. 최종 프로젝트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오픽은 IH는 받았으며, 그 스타트업 회사로는 입사가 결정되었다. 최종 프로젝트를 끝으로 다시 천생의 백수가 될 것을 걱정했는데, 일단은 갈 곳이 생겼다. 그 덕에 프로젝트는 오늘 끝났지만, 더 쉬는 날 없이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일단 지금은 좀 쉬고, 주말 간에 밀린 포스트를 적어야겠다... 나름 국비의 에이스였다고 생각하고, 또 썩 나쁘지 않은 국비 교육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일상/일기 2022.07.29